변화라고 한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료 방송과 채널 사용 사업자 인허가 권한을 가져온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른바 ‘창조경제’ 실현에 케이블TV가 핵심이라는 난데없는 주장을 강변하며 이것을 포함한 방통위 주요 업무들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로 넘긴 바 있다. 12년이 지나서야 이제는 큰 의미가 없어진 일부만이 원위치한 셈이다. 이외에 방송통신심의위가 이름을 바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의 위원장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무직 공무원으로 임명토록 한 것만이 주목할 만한 변화다.
갑작스러운 대선에 이어 인수위 없는 대통령 취임 후 새 정부 조직을 급하게나마 최소한으로 정비한 셈이다. 하지만 ‘통합적 미디어·통신 정책과 규제’라는 숙원 해소 기회를 이렇게 끝내기엔 아깝다. 미디어와 같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영역은 정치, 경제, 기술 등 급격한 환경 변화 상황이 아니면 개혁이 어렵다. 지난 정권들은 모두 골치만 아픈 이 일에 손을 대지 않았다. 박근혜 탄핵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도 기회를 놓친 바 있다. 정치적 격변 속에 등장한 이재명 정부는 개혁의 명분과 권한으로 이 중대 계기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김대중 정부의 방송개혁위원회처럼 방송법을 포함한 전반적 틀을 고치는 조합주의 개혁 모델도 가능하다. 집단 이기주의를 제어할 방법이다.
아직 법안 논의가 열려 있다면 적어도 이름만큼은 재고했으면 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는 여러모로 어색하다. 법안을 보면 방송미디어와 통신에 관한 규제 등을 하는 곳이라고 돼 있지만 방송미디어가 무엇인지 정의조차 없다. 방송법의 방송과 다른 것인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 것인가? 기존 방통위법에 나타난 ‘방송’이란 말에 방송미디어를 대체해 새 법안을 만든 것으로 보아 방송미디어는 방송을 말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방송은 미디어에 포함되는 개념이므로 굳이 ‘미디어’를 붙인 긴 이름으로 모두가 불편할 필요가 없다. ‘서울역 기차역’이 아닌, 그냥 서울역이면 된다. 아니면, 점점 더 서로 구별할 수 없어지는 다양한 양태의 미디어를 포괄하기 위해 ‘방송’을 뗀 ‘미디어통신위원회’는 어떤가? 지금 이름은 이 조직을 과거의 주류 매체인 방송에 가두고 미래 가능성을, 아니 현실조차 담아내기 어렵다.
정권교체 후 위원장을 물러나게 하는 것도 고려해보자. 이 위원회는 이견 검토를 위해 중요 업무를 합의제로 하지만, 그 외 모든 업무는 위원장이 일반 장관처럼 홀로 결정하는 독임제다. 정부 서비스가 대통령과 동떨어져 수행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진숙 현 위원장처럼 정부 기관장이 행정부 수반에 등을 지고 자기 정치를 하는 극단적인 일을 막아야 한다. 방미통신심의위 위원장을 공무원 신분으로 하고 국회 인사청문 대상에 넣는 것도 재고하자. 내용심의 기구를 정부 기구화하는 전도된 방향이다. 이렇게 한다고 지난 윤석열 정권하 류희림 위원장 같은 사람을 막을 수도 없다. 다수 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반대한다고 해도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만이다. 현재의 정파적 선임 방식을 고치는 게 먼저다. 국회 본회의 전에라도 열어놓고 막바지 검토를 해보자.
내가 오늘 죽어도 요절(夭折)은 아니다. 천재도 아닌 삶을 꽤 살았고, 앞으로의 기간은 내 생애 가장 열악한 조건으로 지낼 것이 분명하다. 평균수명을 기준으로 예상하면 20년 안팎의 시간이 남았다. 별생각을 다 해본다. 뭔가 족적을 남겨야 하나, 흔적도 없이 떠나는 게 더 힘들다는데 그냥 이대로 살면 되지, ‘그냥’도 좋지만 어떻게 그냥 살 건데, 하루하루가 중요하지 뭘 길게 보려고 하나, 살아서 인생을 빠져나간 사람은 없다는데. 뭐 이런 잡생각들이다.
젊은 시절 내내 꿈을 지녔고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농부가 되는 꿈이었다. 귀농했다고 농부가 되는 건 아니었기에 10여년을 애썼고 이제 ‘좀 모자란 농부’가 됐다. 꿈을 이루니 꿈이 사라졌다. 앞을 내다볼 이유가 희미해졌다. 눈앞에 깃발이 안 보이니 달리던 관성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그렇게 방향 모르고 휘적휘적 살던 내게 최근 작은 꿈이 일어났다.
한 가지는 농사와 관련된 것이다. ‘무경운 모내기’이다. 지금까지 모내기를 위해서는 겨우내 묵혔던 땅을 쟁기로 한 번 뒤집고, 잘게 흙을 부수는 로터리 작업을 거쳐, 물을 받아 고르게 펴는 써레질이 필요했다. 이 사전 작업에 지출했던 300만원가량의 기계 품삯을 아낄 수 있다. 게다가 무거운 기계가 들어가 땅을 딱딱하게 만드는 경반화 현상도 막을 수 있다. 토양을 교란하지 않아 땅의 힘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건강한 논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방법이다. 땅속에 저장된 탄소의 배출을 줄일 수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 기술이다. 이 좋은 걸 이제야 알았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방법이다.
뭘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안 해도 된다니 좋다. 이 방법을 10년 전부터 시도해서 성공한 박사를 만나 현장 탐방과 대화를 이어갔다. 그간 솔찬히 힘들었다는 경험을 그냥 받았다. 고마움은 구례에서의 시도와 확산으로 갚기로 했다. 한두 해로 될 일이 아니나 오랜만에 공부를 하는 중이다.
또 다르게 품은 꿈은 마을요양원 설립이다. 삶의 끝 무렵은 대개 가장 나약하고 고통스럽기 마련이다. 지금은 내가 기운이 있어 누군가를 보살필 수 있다 해도 끝내 나를 배웅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 책임을 가족이 다 맡기 어려워 기관의 도움을 받는다. 그 기관은 살던 곳과 떨어져 있고 그렇게 떠났다가 돌아오긴 힘들다.
농촌은 마을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공동체의 형태가 아직 남아 있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지내던 어르신들도 어떻게든 마을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 작은 보호시설이 마을에 있어서 가족이 없는 분들도 마을 친구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면 좋겠다 말씀들 하신다. 대처로 떠난 사람들도 고향 마을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한다. 몇가지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받을 수 있는 도움이 있나 알아봤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루바삐 해야 할 일이고 이루고 싶은 꿈이다.
한 방송에서 120세 장수 노인에게 지금 가장 후회하시는 게 있다면 뭔가요? 물었더니 이럴 줄 알았으면 일흔 살쯤 뭔가 배워서 탐정사무소 새 삶을 살아볼 걸 그랬네 답했다. 그 할머니의 새로운 인생 나이보다 10년 앞서 시작해본다. 되면 좋고 안 되면 그만이 아니라 될 때까지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슬슬 기운이 돈다.
해산물을 날로 먹었을 때 감염되는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발생 신고가 지난 5월 1명에서 6월 2명, 7월 2명, 8월 14명 등으로 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패혈균 감염에 의한 급성 패혈증으로, 치사율이 50%에 이른다. 매년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8~10월 사이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어패류, 게, 새우 등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서 먹었을 때,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할 때 감염될 수 있다. 사람 간에는 전파되지 않는다. 감염될 경우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되고, 증상 시작 24시간 이내에 다리에 발진, 부종, 수포(출혈성) 등 피부병변이 생긴다.
올해 비브리오패혈증 누적 환자는 19명이고 이 가운데 8명이 숨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 감소한 수치이지만 치사율은 42.1%로 여전히 높았다. 사망 환자들은 간 질환, 악성 종양,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비브리오패혈증 고위험군이었다.
질병청은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 바닷물 접촉을 피하고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서 섭취해야 한다며 특히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 알코올 의존자, 면역 저하 환자 등 고위험군은 예방수칙을 각별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패류는 가급적 5도 이하로 저장하고 85도 이상으로 가열 처리해 섭취해야 한다며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은 소독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