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지난 15일 0시54분쯤 종묘의 정문인 외대문에서 서쪽 서순라길 방향에 있는 담장의 암키와 5장, 수키와 5장 등이 훼손됐다고 16일 밝혔다. 폐쇄회로(CC)TV 등으로 확인한 당시 영상에는, 취객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서순라길에서 외대문으로 이동하며 손으로 기와를 잡아 흔들고 잡아당기는 모습이 촬영됐다.
국가유산청은 15일 오전 5시30분쯤 야간근무자가 종묘를 순찰하다 기와가 파손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관련 사항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직영보수단이 약 4시간 동안 기와 보수에 돌입해 15일 오후 3시15분쯤 보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가유산청의 신고를 바탕으로 종묘 담장 기와를 훼손한 인물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묘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유교 사당이다. 1963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됐고, 1995년에는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폰테크 함께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종묘 내 건물인 정전은 국보, 영녕전은 보물로 각각 지정돼있다.
지난달 11일에는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검은 매직을 낙서를 하던 김모씨(79)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그는 광화문에 있는 3개의 홍예문 중 좌측과 중앙 사이에 있는 무사석(홍예석 옆에 층층이 쌓는 네모반듯한 돌)에 검은 매직으로 ‘국민과 세계인에 드리는 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쓰다 국가유산청 경복궁관리소 관계자에게 적발됐다. 글자는 가로 약 1.7m, 세로 약 0.3m로 쓰였다.
낙서는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소속 보존과학 전문가 5~6명이 약 7시간 작업해 지웠다. 경복궁관리소는 이 낙서를 제거하는 비용으로 최소 850만원이 쓰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한민국에는 불필요하게 처벌 조항이 너무 많고 정작 효과도 별로 없다. 대대적으로 바꿔 볼 생각이라며 배임죄를 비롯한 처벌 중심의 기업 규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규제를 확 걷어내자는 게 이번 정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제1차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는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규제를 걷어내자는 취지에서 이재명 정부 들어 신설한 민관 합동 논의 플랫폼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배임죄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들이 투자할 때 ‘한국은 투자 결정 잘못하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얘기들을 한다며 (외국 기업들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결정을 잘못하면 나중에 ‘너 이렇게 했으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왜 이렇게 해서 기업에 손해를 끼쳤냐’며 배임죄로 기소하고 유죄가 나와 감옥을 간다며 판단과 결정을 자유롭게 하는 게 기업의 속성인데 이런 것들을 대대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를 언급하며 얼마 전 미국에서 ‘한국 사람들 비자심사나 출입국 심사할 때 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는지 자료를 내라’고 요구했다더라. 이를 내면 될 것 같나, 안 될 것 같나라고 물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민방위기본법, 예비군설치법, 산림법 등 벌금 5만∼10만원 내고 기록은 평생 간다. 전과자가 너무 많다며 저쪽에서 보면 엄청난 범죄자로 생각하지 않겠나. 이게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형사처벌 대신 경제적 부담을 기업에 지우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 사고를 봐도 (재판까지) 몇 년씩 걸리고 해 봤자 실무자들 잠깐 구속됐다가 석방되고, 별로 효과가 없다며 미국 등 선진국은 엄청난 과징금을 때리는 쪽으로 간다. 기업에도 훨씬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해관계자들 간 입장이 충돌하는 규제도 많고, 칸막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해결되지 않은 규제도 많은 것 같다며 현장의 의견을 과감히 듣고 필요하다면 법제화를 포함해서 강력한 추진력을 가지고 한번 진행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전략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미래산업 분야의 핵심 규제 현황 등에 관한 국무조정실 등 부처 보고와 규제 합리화 방안에 관한 토의가 이어졌다. AI 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를 더 많이 개방하고 개인정보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안, 자율주행 차량 시범운행을 위한 실증지역 확대 방안 등이 토의 주제로 올랐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데이터 중 섞여 있는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완벽한, 물샐 틈 없는 장치가 아니라 여러 단계에 걸쳐서 합리적 선에서 결과를 낼 장치를 마련하려 한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데이터 개방과 개인정보 유출 규제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결국은 입법적 결단으로 어느 선엔가 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장이 싱가포르에서 운영 중인 주차 로봇 영상을 보여주자, 이 대통령은 가짜 아니고 진짜 영상이냐라는 반응과 함께 왜 국내에서는 살짝 하다 말았느냐고 말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이어 장독과 구더기 비유도 다시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자율주행 실증과 관련해 어떤 제도가 악용될 수 있으니 원본을 갖고 학습하지 말라는 게 맞느냐며 구더기 생길 가능성이 있으니 장독 없애버리고 사먹자랑 비슷한 거 아니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마무리하며 혁신에 새로운 성장의 길이 있다며 규제 개혁을 위한 규제 합리화 위원회를 대통령실 직속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략회의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차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김용범 정책실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 신산업 분야 기업 대표와 학계 전문가 6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가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이전 수준인 10억원으로 되돌리려던 계획을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역행한다는 여당의 우려를 받아들여 철회한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대주주 기준 유지가 필요하다는 당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7월 말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역행한다는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0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는 안을 대통령실과 정부에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시장에 장애가 된다면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발언했다.
기재부는 당초 조세 형평과 세수 확보를 위해 10억원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양도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연말 매도 물량 증가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민주당 일각의 우려도 과장됐다고 보는 기류였다. 그러나 구 장관은 최근 이 대통령에게 직접 대주주 기준 완화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여당은 추석 성수품의 공급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리는 가격 안정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과와 배는 평시의 3배, 감은 4배, 배추는 16배 이상 확대 공급하는 등 주요 성수품을 역대 최대인 17만2000t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쌀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 양곡도 지난달 3만t에 이어 2만5000t을 추가로 푼다. 취약계층에는 10㎏당 8000원에 할인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바가지요금 단속을 위해 행정안전부 중심의 합동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당정은 연휴 기간 지방을 중심으로 한 내수 활성화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특별재난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숙박쿠폰을 15만장 발행하고, 여행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도 16일부터 개최된다.
국립박물관·국립미술관·국가유산 등은 연휴 기간 무료로 개방된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면제되고, KTX·SRT 요금은 30~40% 할인된다. 한 정책위의장은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가 확대된 만큼 현장에서 혼선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고 정부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