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서 ‘범죄의 중대성’ 부분에 피의자는 검사로서 누구보다 헌법적 가치를 준수할 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대통령의 배우자에게 고가의 그림을 제공해 국회의원 공천 등을 부탁하여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적었다.
또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 부분에서 피의자가 사건 관련자들과의 진술 담합 등 증거를 인멸했고 향후 수사 및 공판절차의 진행 과정에서 추가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으며, 수사 및 공판절차의 진행과 형 집행을 지연시키거나 피하기 위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고 잠적하거나 은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지난 17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부장검사가 자살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의자가 사망하면 공소권이 소멸하기 때문에 법원은 자살도 도주의 한 종류로 판단한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영장 심사에서 두 차례의 압수수색과 무리한 소환 통보에도 성실히 협조했다며 증거인멸 교사 또는 증거 은폐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23년 1월 김 여사 측에 1억원대에 이르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를 전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은 김 전 부장검사가 이 그림을 전달하면서 지난해 4월 총선 공천 등을 청탁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앞서 김 여사가 총선을 앞두고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김상민이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공천 심사에선 탈락했고 이후 국정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사업가 박모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출장용접 대납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이제 와서 판사 한 명을 찔끔 증원하고 일반사건을 재배당한다고 면피가 가능하겠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한뒤 깨끗하게 물러나라. 현명하게 처신하라며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포함한 ‘내란 혐의 재판’을 심리 중인 형사25부에 법관을 추가 배치하고 일반 형사사건 배당을 최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이 신속한 재판을 요구하며 조 대법원장 사퇴·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 사법부 압박 수위를 높이자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정 대표는 이미 시간이 늦었다며 내란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구속기간 만료로 다 풀려나지 않을까 국민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을 향해 왜 진작 내란 전담 재판부를 내놓지 않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12.3 계엄 때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단호히 반대하고 서부지법 폭동 때 분노의 일성을 했다면, 지귀연 판사가 윤석열을 풀어줬을 때 분명한 입장표명을 했다면 오늘날의 사법부 불신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평상적 절차만 지켰어도 ‘대선 후보를 바꿔치기하려 했다’는 의심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내부의 비판과 국민적 불신은 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초래한 자업자득이라며 본인이 자초한 일이니 본인이 결자해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