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인권위 내 김 위원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은 김 위원이 사용했던 컴퓨터(PC)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그간 특검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이 2023년 8월 인권위에 제기했던 긴급구제가 기각된 배경에 외압 및 절차적 흠결은 없었는지 등을 수사해왔다. 특검은 당시 인권위 군인권소위원장이었던 김 위원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이후 박 대령의 긴급구제를 기각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의심해왔다.
군인권센터는 2023년 8월 채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하던 박 대령이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며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는데, 인권위 군인권소위는 이를 심사한 결과 위원 3인 만장일치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김 위원은 같은 해 8월9일 채 상병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외압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가 닷새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뒤 긴급구제 기각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특검은 인권위가 박 대령 긴급구제 안건을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올리지 않고 군인권소위 단계에서 기각한 것이 위법인지 수사 중이다. 그간 특검은 당시 인권위 비상임위원이었던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송두환 전 인권위원장, 박진 전 인권위 사무총장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특검은 조만간 이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된 김 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당시 기각 결정을 내린 경위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가 학생기자들이 만든 신문의 배포를 금지하고 압수해 학생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소년 당사자들은 “청소년 언론 탄압이 윤석열의 12·3 내란 당시 포고령을 연상케 한다”며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의 대책을 촉구했다.
서울 은평구 소재 청소년 언론 ‘토끼풀’ 등 23개 청소년·인권단체는 16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도중은 신문 배포 금지 조치를 철회하고 불법적으로 압수한 모든 신문을 원상 반환하고, 청소년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했다.
‘토끼풀’에 따르면 학생 기자 6명이 재학 중인 신도중은 지난 8월28일 “인쇄물 배포를 금지한다”며 300부가량의 신문과 기자 모집 포스터를 압수했다. 학교 측은 배포 금지 근거를 묻는 ‘토끼풀’의 정보공개청구에 “교육의 중립성, 교육활동 침해여부, 가치관 상이에 따른 학부모 민원 발생 소지 등을 고려해 교내 정식 모집 절차와 결재를 받고 담당교사와 주체가 분명한 동아리 등의 유인물·게시물에 한해 게시·배포하도록 조치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문성호 ‘토끼풀’ 편집장은 “배포 금지와 압수의 법적 근거가 있는지, 정당한 절차가 있는지 알기 위해 정보공개를 두 차례 청구했지만 학교는 납득할 수 없는 말만 늘어놨다”며 “민주주의 교육의 공간이 돼야 할 학교는 언론 탄압을 자행해 놓고 대화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부건 ‘토끼풀’ 기자는 “학교에게 학생 언론은 통제와 탄압의 대상으로, 학부모 민원만 유발하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여겨져 왔다”며 “학교 내 언론 자유를 보호할 실질적 장치를 마련해달라”고 했다.
송지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학생들은 글을 읽고 스스로 판단하며 비판적 사고를 기를 권리를 가져야 하지만 학교는 ‘청소년이 정치적 판단을 하기엔 너무 어리다’는 구시대적 담론을 재생산하며 청소년의 주체성을 부정한다”고 했다.
신도중 외 다른 학교도 ‘토끼풀’ 배포를 금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 편집장은 “(배포하는) 4개 학교 중 3개 학교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배포 금지 처분이 있었다”며 “2개 학교에선 교장·교감과 면담해서 적절히 양보하고 합의를 봤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는 이날 긴급 논의를 통해 학생인권옹호관에게 신도중의 학생 인권 침해 여부에 대한 직권조사를 권고했다. 시교육청은 서울 내 학교들의 표현의 자유 관련 규정 현황도 조사해 보고할 방침이다.
쿠팡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담당한 부장검사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야 마땅한 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는 상관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고 양심고백을 했다. 그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핵심 증거가 누락된 채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대검에 보고됐고, 결국 쿠팡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현직 검사가 국회에 나와 개별 사건 처분과 관련해 검찰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와 쿠팡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증언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 지급 대상 일용직 노동자를 대폭 줄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를 지난 1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문 부장검사는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3부 부장검사로 이 사건을 담당했다.
문 부장검사는 당시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는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엄 지청장은 갓 부임한 주임검사를 따로 불러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주었고, 김 차장검사는 문 부장검사가 기소 의견으로 보고하자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고 다른 청에서도 다 무혐의로 한다’ ‘괜히 힘빼지 마라’라고 했다고 했다. 문 부장검사는 김 차장검사와 쿠팡 변호인 측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무혐의 수사 가이드라인이 전달됐고,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핵심 압수수색 결과가 누락된 상태로 대검에 보고되며 최종 불기소 처분됐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 4월 쿠팡 측을 무혐의 처분했다.
문 부장검사는 국회에 나와 증언하기로 마음먹은 이유에 대해 “잘못됐기 때문이고 이렇게라도 해서 근로자들의 권익을 확보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부적절한 행동을 한 공무원이 있다면 저를 포함해서 상응하는 처분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증언 내내 목소리를 떨었고, 눈물을 흘리며 목이 메는 모습도 보였다.
문 부장검사의 증언대로면 사건 축소·조작이요, 대기업 편에 서서 사회적 약자 생존권을 희생시킨 파렴치한 중대 범죄이다. 비단 눈에 띄는 정치적 사건뿐 아니라 대기업이 얽힌 민생 사건에서도 검찰권이 얼마든 오남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견제·감시가 필요하다는 걸 새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수사권 중심으로 진행 중인 검찰개혁 논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검은 즉시 전면적인 감찰에 착수해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위법이 확인되면 엄히 단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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