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이날 청탁금지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8일 윤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윤씨는 이날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특검팀에선 박상진 특검보가 직접 참석했다.
이날 법정에서 윤씨 측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지만 법리적으로 다툴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윤씨 측 변호인은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을 준 점, 전씨에게 샤넬백과 목걸이를 전달한 점은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김 여사에게 최종적으로 (금품이) 전달됐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전달됐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으면 범죄 성립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윤씨 측은 윤씨가 통일교 자금으로 금품을 구입했다고 보고 특검이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한 점도 문제 삼았다. 윤씨 측 변호인은 선물을 구입한 자금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개인 돈인지, 통일교 교단의 돈인지에 따라서 범죄 성립이 결정될 것이라며 피고인(윤씨)에게 불법행위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윤씨의 온라인 메시지 내역과 전씨의 아크로비스타(윤 전 대통령 부부 사저) 입·출차 조회 내역, 대통령실 직원들의 구두 진술 증거 등을 통해 ‘김 여사가 실제 금품을 받았다’는 점을 입증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은 종교단체의 이권 추구에 대한민국 예산과 조직이 동원된 국정농단 사건이고, 피고인은 통일교 2인자로서 모든 범행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달 윤 전 본부장에 관한 추가 기소할 계획이라 빠른 심리가 필요하다면서 통일교는 지속적으로 피고인을 회유하고 있다. 한 총재 지시에 따라 언제든지 허위 진술이 가능하므로 구속 기간 내 재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다음 재판을 열고 증인신문 계획 등을 양측과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는 매주 월요일마다 윤씨에 대한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윤씨는 전씨를 통해 2022년 4~7월 6220만원 그라프 목걸이와 802만원·1271만원 상당의 샤넬백 2개, 천수삼 농축차(인삼차)를 김 여사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대 불법 정치 자금을 전달한 혐의도 있다. 특검은 통일교가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YTN 인수 등을 청탁하기 위해 권 의원과 김 여사에게 접근했다고 의심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금리 인하 기조로 복귀했다. 미 금리 인하 효과에 코스피가 재차 역대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국내 증시의 ‘최고가 랠리’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지만,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연 4.25~4.5%에서 4.0~4.25%로 0.25%포인트 낮췄다. 한국(연 2.50%)과의 금리 차도 2%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축소됐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FOMC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연준은 지난해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3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고려해 올해 들어선 5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용 둔화라는 명확한 신호에 대응했다고 말했다.
연준이 시장 기대대로 금리를 내리자 주식시장은 반색했다.
18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7.90포인트(1.40%) 오른 3461.30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6일 기록한 역대 최고 종가를 또 경신했다.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반등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2.94% 분트 오른 8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3개월 만에 ‘8만전자’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5.85% 상승한 35만3000원에 마감해 사상 최고 종가를 갈아치웠다.
통상 ‘보험성 금리 인하’ 시기엔 시장에 유동성이 확장되고 투자 비용이 낮아져 반도체를 비롯한 성장주(기술주)가 강세를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보험성 금리 인하, 반도체 등 주도주의 이익 개선, 정부 정책 효과를 고려할 때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이르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이 9개월 만에 금리를 내리면서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여전한 집값 상승세를 고려할 때 한은이 다음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4분기에 한 차례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배경은 마련됐지만, 부동산 문제를 감안할 때 국내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될 것으로 보기엔 다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태국 상원의원들이 집권 품짜이타이당의 지난해 총선 부정선거 의혹과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의 연관성을 조사해달라는 청원서를 의회 1당 국민당에 제출했다. ‘자국군 험담’ 사건으로 패통탄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탄핵당한 후 새 총리가 취임했지만 정국이 여전히 불안정하게 흘러가고 있다.
17일 태국 일간지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타나왓 스리속(국민당)을 포함한 몇몇 상원의원은 전날 나타폰 루엉파냐윳 국민당 대표에게 총선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아누틴 총리를 조사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상원의원들은 이에 더해 부정선거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아누틴 총리가 총리직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심사할 것을 요구했다.
타나왓 의원은 법무부 산하 특별수사국(DSI)과 선거관리위원회가 ‘보이지 않는 손’의 방해를 받고 부정선거 혐의 수사를 느리게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국가 안보 문제라며 우리는 의회를 장악한 조직이 대규모 작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품짜이타이당 지도부는 지난해 6월 총선 당시 상원의원을 뽑는 단체에 자신들 당의 소속 후보를 뽑아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태국은 지난해부터 상원 250석 중 200석은 정치·사회·전문단체의 투표로, 50석은 군부와 정부의 추천으로 선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해 선거에서 품짜이타이당이 주도하는 연정 ‘청색 진영’은 단체 투표 할당 200석 중 153석을 확보했다.
아누틴 총리는 지난해 총선 당시 품짜이타이당 대표를 맡고 있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고, DSI와 선관위도 그에 대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상원의원들이 수사권이 없는 국민당에 자체 조사를 촉구한 이유는 아누틴 총리를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품짜이타이당(하원 69석)은 아누틴 총리의 당선을 위해 국민당(143석)과 협상해 과반표(247표)를 확보했다. 이 때문에 아누틴 총리 내각에 국민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아누틴 총리를 겨냥한 정치적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태국 시민들은 새 내각의 수명이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공 여론조사기관 국립개발행정연구원이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태국 유권자 70.84%는 아누틴 행정부가 향후 4개월까지만 집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아누틴 총리는 국민당의 ‘집권 4개월 내 의회 해산’ 조건을 받아들여 이들의 표를 확보, 지난 7일 취임했다.